AI in Drug Discovery

[제28회 심층 칼럼] 지능으로 부활하는 신약: AI 기반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의 알고리즘과 경제학

2026년 현재, 글로벌 제약 시장은 '새로운 분자'를 합성하는 것만큼이나 '기존 약물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임상 시험을 통과해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을 다른 질병 치료에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인공지능은 이 과정에서 인간이 평생을 바쳐도 분석할 수 없는 방대한 생물학적 네트워크를 단 몇 시간 만에 스캔하여, 난치병 치료의 지름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지식의 그물망: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와 네트워크 분석

약물 재창출의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는 지식 그래프입니다. 약물, 유전자, 단백질, 질병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노드(Node)와 엣지(Edge)로 구성된 거대한 네트워크로 시각화합니다.

AI는 이 그래프 위에서 '랜덤 워크(Random Walk)'나 '그래프 신경망(GNN)' 알고리즘을 실행합니다. 이를 통해 특정 약물이 타겟으로 하는 단백질이 사실은 다른 질병의 핵심 경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수학적으로 입증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관절염 치료제가 암세포의 증식 신호를 차단할 수 있다는 연결 고리를 데이터의 기하학적 유사성만으로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2. 분자의 도킹: 가상 스크리닝(Virtual Screening)과 딥러닝

컴퓨터 내부에서 약물 분자와 타겟 단백질의 결합을 시뮬레이션하는 인실리코(In-silico) 방식은 AI와 결합하여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 구조 기반 AI 모델: AtomNet과 같은 딥러닝 모델은 수십억 개의 화합물이 특정 질병 단백질의 결합 부위에 얼마나 정밀하게 들어맞는지(Docking)를 3D 이미지 분석 기술로 예측합니다.
  •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 이미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의 지능을 희귀 질환 데이터에 적용하여, 데이터가 부족한 질병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후보 약물을 도출해 냅니다.

3. 2026년의 새로운 트렌드: 생성형 AI와 멀티 에이전트 플랫폼

2026년에 들어서며 약물 재창출은 단순히 '찾는' 것을 넘어 '최적화'하는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기존 약물의 구조를 미세하게 변형하여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극대화한 '개량형 재창출 약물'을 설계합니다. 또한, 여러 개의 AI 에이전트가 각각 문헌 탐색, 오믹스 데이터 분석, 임상 결과 예측을 분담하여 협력하는 '멀티 에이전트 AI 플랫폼'이 신약 개발 전주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4. 경제적 임팩트: 비용 5억 달러 절감과 개발 기간 단축

전통적인 신약 개발은 평균 20억 달러 이상의 비용과 10~15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반면 AI 기반 약물 재창출은 이미 안전성 검증이 끝난 약물을 사용하므로, 1상 임상 시험을 건너뛰거나 간소화할 수 있어 비용을 5억 달러 이상 절감하고 개발 기간을 3~5년 이내로 단축합니다. 이는 특히 환자 수가 적어 수익성이 낮았던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결론: 데이터 속에 잠든 치료제를 깨우다

약물 재창출은 인공지능이 가진 '연결의 힘'이 가장 극적으로 발휘되는 분야입니다. 인류가 이미 보유한 지식의 창고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이 기술은, 기술이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