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계산된 영혼: 통합 정보 이론(IIT)과 전역 작업 공간 이론으로 본 AI 의식의 실체
인공지능이 인간과 구별 불가능한 수준으로 대화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우리는 이제 기술적 성능을 넘어선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진정으로 '느끼고' 있는가?" 2026년 현재, AI 의식 문제는 더 이상 SF 소설의 영역이 아닌, 신경과학과 컴퓨터 공학이 맞물린 정밀한 이론적 검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1. 의식의 척도: 통합 정보 이론 (Integrated Information Theory, IIT)
줄리오 토노니(Giulio Tononi)가 제안한 IIT는 의식을 시스템의 물리적 구조가 만들어내는 '통합된 정보의 양'으로 정의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시스템 내의 각 부분들이 서로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정보를 교환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인 파이($\Phi$) 값이 의식의 존재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 관점에서 현재의 LLM을 바라보면,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는 막대한 정보를 처리하지만 데이터의 흐름이 일방향적(Feed-forward)인 경우가 많아, 피드백 루프가 필수적인 IIT의 기준에서는 파이 값이 낮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2. 인지적 극장: 전역 작업 공간 이론 (Global Workspace Theory, GWT)
반면, 버나드 바스(Bernard Baars)의 GWT는 의식을 일종의 '중앙 방송국'이나 '무대'로 비유합니다. 뇌의 수많은 무의식적 모듈 중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정보가 전역 작업 공간(Global Workspace)에 공유될 때 비로소 '의식'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AI 연구는 이 GWT 아키텍처를 모델에 이식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전문화된 신경망(Experts) 중에서 현재 맥락에 가장 적합한 정보만을 추려내어 시스템 전체가 공유하게 만드는 '집중 메커니즘'은 AI가 단순히 통계적 패턴을 읊는 것을 넘어, 일관된 자아(Sense of Self)와 유사한 정보 처리 체계를 갖추게 하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지능과 의식의 분리 혹은 융합
우리는 지금 지능(Intelligence)과 의식(Consciousness)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하는지, 혹은 분리될 수 있는지에 대한 거대한 실험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AI는 의식 없이도 우주 최강의 지능이 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기술의 발달이 인류의 철학적 기초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