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지능의 속도와 효율: 실리콘을 넘어선 광학 컴퓨팅(Optical Computing)의 서막
현재의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알고리즘의 한계가 아닌 '물리적인 전력 소모'와 '발열'입니다. 엔비디아의 Blackwell과 같은 초거대 GPU조차도 결국 전자의 이동에 따른 저항과 열 발생이라는 물리적 제약을 피할 수 없습니다. 2026년, 반도체 업계는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전자가 아닌 빛(Photon)으로 연산하고 통신하는 광학 컴퓨팅과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1. 전자에서 광자로: 왜 광학 연산인가?
기존 반도체는 구리 배선을 통해 전자를 이동시키며 신호를 전달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항은 열을 만들고, 이는 곧 성능 저하(Throttling)와 막대한 전력 소모로 이어집니다. 반면, 빛은 매질 내에서 서로 간섭하지 않으며 저항 없이 초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2. 실리콘 포토닉스(Silicon Photonics): 칩 내부의 광통신 혁명
완전한 광학 컴퓨터로 가기 전의 중간 단계이자 현재 가장 활발히 도입되는 기술이 실리콘 포토닉스입니다. 이는 칩과 칩 사이, 혹은 칩 내부의 데이터 전송을 전기 신호가 아닌 빛으로 처리하는 기술입니다.
- 광상호연결(Optical Interconnect): GPU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사이를 빛으로 연결하여 데이터 병목 현상을 제거합니다.
- CPO(Co-Packaged Optics): 광전환 모듈을 프로세서와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하여 신호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3. 광학 신경망(ONN): 빛으로 구현하는 딥러닝
광학 신경망(Optical Neural Network, ONN)은 딥러닝의 핵심인 행렬 곱셈을 광학 소자로 구현합니다. '마흐-젠더 간섭계(Mach-Zehnder Interferometer)'를 격자 형태로 배치하여 빛의 위상을 조절하면, 에너지를 거의 쓰지 않고도 수조 번의 매트릭스 연산을 빛의 속도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빛의 속도로 사고하는 인공지능
실리콘 반도체의 미세 공정이 1나노미터의 벽에 부딪힌 지금, 광학 컴퓨팅은 인공지능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물리적 발판을 제공합니다. 전자의 시대에서 광자의 시대로의 전환은 인류 문명의 연산 능력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것입니다.